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靑 문건 유출' 檢 조사받던 최모 경위 자살‥힘없는 경찰조직 한탄

기사승인 2014.12.14  09:00

공유
default_news_ad1

- A4용지 10여장 분량 유서 '靑민정비서관실 회유' 시사

[서울투데이=한명준 기자] '정윤회 국정개입 의혹' 등이 담긴 청와대 비선실세 문건을 복사해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45) 경위가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45) 경위가 12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돼 서울구치소 밖으로 나오고 있다.

경기도 이천경찰서에 따르면 최 경위는 지난 13일 오후 2시30분께 이천시 설성면 정천리 최경위 고향집 부근 도로변에 세워둔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차 안에는 번개탄 1개가 피워져 있었으며, 최 경위의 손목에는 자해된 흔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무릎 위에는 A4용지 크기의 노트 10여장 분량의 유서가 놓여있었다.

최 경위가 남긴 이 유서 내용에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함께 수사를 받던 한모 경위를 회유했다고 암시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 경위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지난 9일 체포돼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이 구속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12일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

이후 최 경위는 변호사를 만나겠다며 집을 나선 뒤 오후에는 자신의 친형과 마지막 통화를 했다.

당시 형에게 "수사관들이 자꾸 따라오는 느낌이 든다, 또 왜 구속영장이 기각됐는지 생각해보라"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경위는 14일까지 휴가를 낸 상태였다.

최 경위의 유족은 14일 오후 서울 강동구 명일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4장의 유서 중 가족과 관련된 내용을 뺀 8장을 복사해 언론에 공개했다.

최 경위는 유서에서 함께 문건 유출 혐의를 받고 있는 한모 경위에게 "너무 힘들어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며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썼다.

   
▲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45) 경위가 남긴 유서

최 경위가 민정비서관실의 '제의'를 언급한 것은 청와대가 한 경위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이와 관련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의 그 어느 누구도 한 경위를 접촉한 사실이 없고 제안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서울지방경찰청 정보1분실 최 경위와 한모 경위에 대해 박관천 경정이 올해 2월 경찰로 복귀하면서 서울청 정보1분실로 옮겨놓은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문건을 복사·유출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12일 새벽 법원으로부터 기각 통보를 받았다.

다음은 최 경위의 유족이 일부 공개한 유서 내용이다.

『 저를 알고 있는 모든 분께!

최근 일련의 일들로 인해 신경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수많은 언론들이 저를 비난하고 덫으로 몰고 가고 있지만 저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신 것도 감사드립니다.

경찰 경험하며 16년 동안 월급만 받아 가정을 꾸리다보니 대출 끼고 현재 전세를 살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공무원의 현실입니다. 그리고 경찰생활을 하면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이번처럼 힘없는 조직임을 통감한 적이 없습니다.

힘없는 조직의 일원으로 이번 일을 겪으면서 많은 회환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당당하게 공무원 생활을 했기에 지금은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45) 경위가 남긴 유서

제가 정보관으로서 활동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접하였으나 그 중에서 진정성이 있던 아이들은 세계일보 조○○과 조선일보 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서 "BH의 국정 농단"은 저와 상관없고. 단지 세계일보 조○○ 기자가 쓴 기사로 인해 제가 이런 힘든 지경에 오게 되고 조선일보 김○○ 기자는 제가 좋아했던 기자인데 조선에서 저를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몰고가 너무 힘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동료이자 아우인 한○○(경위)이가 저와 친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이런 소용돌이 속으로 들여오게 된 것도 정말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세상의 멸시나 경멸을 참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실은...

세계일보 조○○ 기자도 많이 힘들텐데 "내가 만난 기자 중 너는 정말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가진 동생이었다. 그동안 감사했다."

○○에게

너무 힘들어 하지 마라. 나는 너를 이해한다. 민정비서관실에서 너에게 그런 제의가 들어오면 당연히 흔들리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제 내가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은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회사 차원의 문제다.

이제라도 우리 회사의 명예를 지키고 싶어 이런 결정을 한다. 너무 힘들었고 이제 편안히 잠좀 자고 쉬고 싶다. 사랑한다. ○○아. 절대 나로 인해 슬퍼하지 말고 너의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거라.

그리고 부탁하건데 내가 없는 우리 가정에 네가 힘이 되어 주길 바란다. ○○아, 나는 너를 사랑하고 이해한다. 사랑한다 ○○아.

언론인 들어라.

훌륭하신 분들이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생활하시죠. 저널리즘! 이것이 언론인들이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부디 잃어버린 저널리즘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호기심이 나를 짓눌러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습니다. 』

한명준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default_side_ad2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인기기사

default_setNet2
ad35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