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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현직 판사 '억대 금품 수수' 긴급체포‥대법 수뇌부 '곤혹'

기사승인 2015.01.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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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원 수뇌부 '책임론' 제기"

[서울투데이=한명준 기자] 현직 판사가 사채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에 전격 긴급체포되는 초유의 사태가 또 발생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강해운 부장검사)는 '명동 사채왕' 최모(61·구속기소)씨로부터 2009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모두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지난 18일 오후 수원지법 최모(43·사법연수원 31기) 판사를 긴급체포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관련자가 친인척이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으면 관련자 진술 번복 권유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고,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인 점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체포시한(48시간)을 고려해 금명간 최 판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최 판사는 지난 17일 출석해 한 차례 조사를 받고 귀가한 뒤 이튿날 다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사채업자 최씨로부터 2008∼2009년 전세자금과 주식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총 6억여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난해 4월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검찰 조사에서 최 판사는 동향 출신의 다른 재력가에게서 전세자금으로 3억원을빌렸다가 6개월 뒤 갚았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최 판사에게 건네진 자금이 최씨에게서 나왔고 대가성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승태 대법원장 등 대법원 수뇌부는 검찰이 최 판사를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히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사건 외에 대학 후배를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현직 판사 사건도 남아있는 만큼 대법원은 이러한 상황이 사법부에 대한 대국민 신뢰를 저하시키는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을 통해 비리·비위 의혹이 제기된 판사들을 5~10개월간 재판 실무에서 배제하지 않은 것은 대법원 수뇌부의 판단 착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향후 수뇌부 책임론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법원은 이날 검찰 수사 결과 발표 전후 매우 급박한 분위기였다. 검찰이 티타임 형식으로 사실상 최 판사 비리 혐의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현직 판사의 비리·비위 문제는 지난해만 해도 공개된 것만 3건에 달한다. 최 판사의 경우 명동 사채왕으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4월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제기됐다.

당시 최 판사는 혐의 사실을 일체 부인했고, 대법원도 자체 조사 과정에서 최 판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최 판사는 재판 실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채 10개월을 보냈다.

이어 지난 8월에는 대구지법 소속 유모(30·40기) 판사가 대학 후배인 20대 여성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

검찰은 조만간 유 판사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현재로선 기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대법원은 유 판사에 대해서도 지난 5개월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3월엔 현직 부장판사였던 이모(51·25기)씨가 술집에서 술값 시비가 붙어 종업원을 폭행하고 경찰관을 때린 혐의로 물의를 일으켰다가 의원면직 처분됐다.

의원면직은 사표가 수리될 경우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처분으로 강제로 직위를 박탈하는 '징계면직'이나 '직권면직'과 달리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할 수 있는 낮은 수위의 처분이어서 당시 대법원은 '제 식구 감싸기'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 부장판사는 결국 지난해 9월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일반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법원이 현직 판사들의 비리·비위 행위에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결국 이 같은 조치들이 앞으로 대법원 수뇌부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앞서 검찰은 최 판사와 최씨의 돈거래를 폭로한 최씨의 전 내연녀도 불러 최 판사와 대질 조사했다.

최씨는 사기도박단의 뒤를 봐주는 전주 노릇을 하면서 변호사법 위반, 마약 등의 혐의로 구속돼 2년 9개월째 수사와 재판을 되풀이해 받고 있다.

최씨는 2008년 마약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을 때 당시 검사 신분이었던 동향 출신의 최 판사를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로부터 수사 무마 등의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는 검찰 수사관 3명도 최 판사와 함께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최씨가 최 판사를 통해 수사 과정에서 로비를 벌인 것으로 의혹이 제기됐던 검사에 대해서는 사건 처리에 문제가 없었다고 보고 사실확인서를 받은 뒤 조사를 마무리했다.

현직 판사가 사건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은 2006년 법조 브로커 사건에 연루됐던 조관행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 이후 8년만이다.

한명준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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