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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뉴스편집 중단 '근본 대책' 미지수‥한번 밀면 똑같아

기사승인 2018.05.0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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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바일 첫 화면 뉴스·실검 없애…언론사 직접 편집 뉴스판 신설

[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드루킹'발 댓글 조작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뉴스 편집 작업을 중단한다고 9일 밝혔다. 또 모바일(스마트폰) 첫 화면에서는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가 제외된다.

▲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3분기부터 뉴스 편집을 하지 않을 예정이다"며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시간급상승검색어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또한 댓글 조작 방지의 근본 대책으로 인식되는 '아웃링크'(기사 클릭 시 언론사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와 관련해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이날 "뉴스 편집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눈속임'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네이버는 모바일 메인화면에서 인공지능(AI)이 편집하는 뉴스피드판(가칭)을 신설한다고 밝히는 등 뉴스 유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댓글 시스템 2차 개편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25일 1차 개편안 발표 때 '미봉책' 비판을 받은 이후 14일 만에 다시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네이버가 밝힌 뉴스·댓글 개편안에 따르면 이르면 7월부터 네이버 모바일 화면에서 가장 먼저 검색창이 등장하고, 이 화면을 왼쪽으로 넘겼을 때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가 담긴 뉴스판이 나온다.

이용자가 선호하는 언론사를 선택하면 해당 언론사가 편집한 기사가 배열된다. 또 뉴스판을 다시 왼쪽으로 넘겼을 때 인공지능이 편집한 기사가 나오는 뉴스피드판이 등장해 이용자가 자주 읽은 분야의 개인맞춤형 기사가 서비스된다.

네이버는 그동안 자사가 직접 해 온 뉴스 편집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포털 업체로서 공간(플랫폼)과 기술을 제공하는 역할만 수행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언론사가 자사 뉴스를 직접 편집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첫 화면에 있는 뉴스와 실검도 올해 3분기부터 사라진다. 이는 네이버 이용자의 시선이 특정 기사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이를 대신해 첫 화면은 '홈판' 또는 '검색판'이라는 이름으로 단순화된다. 현재 구글의 초기 화면과 유사한 형태다. 또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뉴스판'이 신설된다. 모바일 첫 화면을 옆으로 밀면 두 번째 화면에 뉴스판이 나오는 방식이다.

네이버는 정치권과 언론사가 요구해 온 아웃링크 전환도 저극 검토하기로 했다. 한 대표는 "언론사와 개별적으로 협의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괄적인 아웃링크 도입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밖에 ▷매크로(자동 댓글 작성 프로그램) 공격에 대비한 24시간 감시 체제 가동 ▷광고·낚시성 기사를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 제정 등이 추진된다.

그러나 네이버가 댓글 서비스 자체를 포기하지 않은 데다 아웃링크 전환에 대해서도 다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2차 개편안이 '근본 대책'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큰 변화로 보이지만 '꼼수'라는 목소리가 높다. 뉴스 첫 화면을 검색 서비스로 바꿔 일종의 '대문'을 만들뿐 뉴스가 메인 서비스임에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대신 네이버는 네이버 모바일 앱 첫화면을 옆으로 밀면 나오는 두번째 화면(일명 '이탭')에 언론사별로 뉴스를 노출하는 '뉴스판(가칭)'을 만든다. 현재 네이버 앱 첫 화면에 있는 언론사별 '채널 뉴스'가 위치만 옮기는 셈이다.

특히 '검색창-뉴스판-뉴스피드판'의 순서는 네이버가 초기에 설정한 기본값일 뿐 이용자가 순서를 바꿀 수 있다. 뉴스 읽기에 익숙한 이용자들은 현재의 뉴스 화면과 유사한 뉴스피드판을 첫 화면에 설정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검색창을 첫 화면에 기본값으로 둬도 실효성이 없을 수 있다. 

뉴스피드판에서 AI가 뉴스를 편집하는 것도 네이버 구성원들이 만든 알고리즘에 의해 뉴스피드판이 운영된다는 의미로, 공정성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뉴스피드판이 이용자 입맛에 맞는 정보를 편향적으로 제공해 이용자를 편협한 시각에 갇히게 하는 '필터버블'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네이버가 만든 알고리즘을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알고리즘검증위원회가 검증하게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네이버가 그간 각종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뉴스배열공론화포럼, 댓글정책이용자패널 등 외부 위원회를 꾸려 책임을 돌리고 자신은 빠져나간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밝힌 개인화된 뉴스 서비스는 자기 입맛에 맞는 뉴스만 골라보게 하는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네이버가 현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진정성을 의심받지 않으려면 뉴스를 팔아 장사하는 구조가 아니라 구글처럼 기술을 개발해 먹고사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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