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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 뇌물' 朴· MB 모두 무죄‥검찰 '2심 전략'에 주목

기사승인 2018.07.28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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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 "구체적 직무 현안 필요…막연하면 안돼"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대통령에게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은 뇌물 행위가 아니라는 법원 1심 판결이 연이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강하게 반발하며 2심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박근혜 이명박 전 대통령 [자료사진]

2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는 지난 26일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방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명박(77) 전 대통령 시절인 2008년 4~5월과 2010년 7~8월께 김성호·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에게 국정원 특활비 각 2억원씩 총 4억원을 받아 청와대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김 전 원장과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 임명을 강행해 주었다거나 국정원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 것에 대한 보답 또는 직무수행 및 현안과 관련한 편의 제공 기대로 특활비를 지원했다는 검찰 주장은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 "국정원장들은 대통령의 요청을 상급기관인 '청와대'에 대한 자금 지원 요청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봤다.

즉, 매개가 '직무 대가'라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고 간 돈을 뇌물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이다.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해 김 전 기획관을 방조범으로, 특활비 교부를 국정원장에 요구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기소했다. 이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이 전 대통령도 이 혐의에 대해서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가 뇌물이 아니라며 든 이유들은 앞선 박근혜(66) 전 대통령의 특활비 1심과 거의 동일하다.

박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 35억여원을 공여한 혐의의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이를 전달해 방조 혐의를 받은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돈을 받아 기치료 등 개인적 용도에 쓴 것으로 조사된 박 전 대통령은 1심에서 김 전 기획관과 유사한 이유로 특가법상 뇌물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았다.

전직 국정원장 3명과 박 전 대통령 1심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가, 전직 비서관 3명은 김 전 기획관과 같은 형사합의33부가 심리를 맡았다.

검찰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검찰은 특활비 수사를 두 전직 대통령의 뇌물수수라는 성격에 초점을 두고 진행해 왔다. 따라서 뇌물이 무죄가 된다면 다른 혐의(국고손실)로 처벌하게 되더라도 이 사건 수사는 사실상 '실패작'이나 다름없다.

검찰의 초조함은 선고 후 반응에서 읽을 수 있다.

사실 전직 국정원장 3명의 뇌물공여 무죄 판결로 전직 청와대 비서관 3명과 박 전 대통령의 결과도 예상이 되는 상황이었지만 검찰은 3개 재판 모두 1심 선고가 내려질 때마다 언론에 입장문을 보내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공개 반발했다.

항소심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돈이 오고 갈 당시 관계된 직무 현안이 있어야만 뇌물이 된다는 법원의 인식이 워낙 확고하고 엄격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돈이 청와대 부근 주차장 등에서 전달된 것에 대해서도 특활비 1심 재판부들은 "전달 방법만으로 대통령과 국정원장들이 뇌물로 인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뇌물성 인정의 큰 표지가 되는 '은밀성'도 재판부를 설득시키지 못한 것이다.

진경준(51·사법연수원 21기) 전 검사장의 '넥슨 공짜주식' 대법원 판례도 검찰에게는 장애물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나나 회사 형사사건 등 분쟁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는 김정주(51) NXC 대표의 진술마저 "추상적이고 막연하다"며 진 전 검사장이 김 대표로부터 주식 매수 대금 4억2500만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를 무죄로 봤다.

이 판례는 박 전 대통령뿐만 아니라 이번 김 전 기획관 1심 판결에도 뇌물 관련 법리로 인용됐다.

검찰로서는 직무 현안이 있었다고 입증할 새로운 증거나 정황을 찾아내 제시하지 못하는 이상, 특활비 수수 행위가 대통령의 '직무 공정성 저해'를 불러왔다는 논리를 강화하는 게 그나마 비집고 들어갈만한 '틈새'로 보인다.

실제로 '공무원이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해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 기준이 된다'는 과거 대법원 판례도 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전직 국정원장 3명에 대한 1심 선고 후 "뇌물죄는 '공무원 직무의 불가매수성, 공무에 대한 사회일반의 신뢰'를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국정원장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상납받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에 대한 공정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입장을 전한 바 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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