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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보선, 겉보기만 여야 '무승부'‥일각서 '與 참패' 분석도

기사승인 2019.04.0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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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 '힘 있는 여당' vs 한국 '정권 심판론' 승부는 뒤로…정국 교착 속 '총선 체제 전환'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결과가 겉으로는 여야가 무승부로 끝나 보이지만, 사실상 속을 들여다보면 여당이 적지 않은 내상을 입는 패배라는 분석이 나왔다.

▲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통영고성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자 인사하고 있다. 정 후보 왼쪽은 부인 최영화 씨(왼쪽).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이정미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가 창원시 선거사무실에서 당선 결정되자 환호하고 있다.(오른쪽)

경남 창원성산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단일 후보인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겨우 체면을 유지한 결과이고, 통영·고성에선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완승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를 애써 '진보와 보수진영의 대결로 분석하면 '무승부'를 주장할 수 있겠으나 집권 여당인 민주당으로써는 '참패'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 자유로울 수가 없는 결과이다.

또한 '힘 있는 여당'을 앞세운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한국당의 강 대 강 대결 구도 속에 유권자들이 어느 한 쪽에만 힘을 실어주지 않은 선거 결과라고도 할 수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축구경기장 유세 물의, 한국당 소속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고(故) 노회찬 전 의원 모욕 발언,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론 공방,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투기 의혹 등도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진보정치 1번지' 창원성산에서 민주당·정의당 단일후보가 가까스로 승리하고, 민주당이 총력전을 펼친 통영·고성에서 한국당 후보에 큰 표차로 무릎을 꿇은 것은 민주당 입장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

정의당은 기존 지역구를 수성하는 성과를 낸 동시에 한국당도 '압승'이라는 기분 좋은 결과로 두 정당은 각각 국회 내 의석을 지킨 셈이다.

일각에서도 '스코어상으로는 무승부지만, 내용상으로는 여권의 참패'라는 말이 망설임없이 나온다. 여론조사뿐 아니라 선거에서 싸늘한 경남 민심을 확인한 만큼 내년 총선에 비상이 걸린 모양새다.

따라서 민주당으로서는 창원성산에서 간신히 힘겹게 거둔 승리로 한국당의 '정권 심판론'을 겨우 막아냈다는 데 안도하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통영·고성 승리로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의 악몽을 떨쳐내고 부산·경남(PK) 민심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고 분석된다.

또한 정의당은 '노회찬 정신'의 부활을 알리며 존재감을 충분히 과시했다.

하지만 이번 4·3 보선에서 제대로 분명한 승부가 가려졌다고 볼 수없는 만큼 여야의 촉각은 이제 다가오는 내년 4월 총선으로 향하고 있다.

이번 4·3 보선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주요 승부처인 PK 민심을 가늠할 지표라는 게 중론이었다.

여야가 4·3 보선 성적표를 토대로 당의 명운이 걸린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해 총선 정국으로 빠르게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야 모두 공천룰 정비 작업에 나선 가운데 진보와 보수진영 모두 보선에서 정치적 치명상을 입지 않아 내년 총선까지 팽팽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첫 대결에서 '어정쩡한 무승부'라는 결과에 직면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그나마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은 채 21대 총선에서 다시 한 번 승부를 가리게 됐다.

일단 경색된 정국에서 치러진 보선에서 진정한 승부가 나지 않아 선거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정국, 나아가 인사청문 정국에서 펼쳐진 여야의 극한 대립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야 어느 쪽도 정국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가운데 선거제 개혁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비롯한 사법개혁을 둘러싼 힘겨루기는 한층 팽팽해지고, 장관 후보자 낙마에 따른 청와대 인사라인 책임론을 놓고 공방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여권이 추진하는 '미세먼지·선제 경기대응'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현안에 대해서도 여야 간 강한 충돌이 예상된다.

정치컨설팅업체인 더모아의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한 언론을 통해 "기존 질서를 바꿀 만한 선거 결과가 아니었다"며 "진보든 보수진영이든 어느 한쪽이 2대0 승리를 했으면 정국 향배에 영향을 줄 만큼 의미가 컸겠지만, 결국은 '1대1 승부'의 모양새가 나서 정국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의당이 '진보정치 성지'로 불리는 창원성산을 사수하면서 민주평화당과 원내 교섭단체를 다시 꾸리는 사안도 관심사다.

정의당 의석수가 5석에서 다시 6석으로 늘어 평화당(14명)과 교섭단체를 구성할 의석수(20석) 요건이 갖춰졌다.

다만 정의당이 교섭단체 구성에 의욕을 보이나 평화당 내부에서 '교섭단체의 실익이 없었다'며 주저하는 의견들도 나오는 점은 변수다.

우여곡절 끝에 진보성향 정당인 평화당과 정의당이 교섭단체를 꾸리면 민주당과의 '범여권 벨트'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여권이 추진하는 정책에 평화당과 정의당이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는 점에서나오는 해석이다.

물론 교섭단체가 중요한 국면마다 '캐스팅 보트' 역할로 존재감을 높이려 할 가능성이 크고 정의당이 노동정책 등에서 여당보다 더 진보적인 색채를 보인다는 점에서 마냥 민주당의 '우군' 역할만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보선 이후 여권 내 역학 관계는 당장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민주당 지지율보다 높은 상황이라 민주당이 청와대를 향해 목소리를 키우며 당청관계 변화를 이끌 가능성이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승을 기대한 창원성산에서의 신승이 집권여당을 향한 민심의 회초리라는 분석도 있어 민주당 내 긴장감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인사청문 정국에서 장관 후보자 낙마 이후 여권 내에서도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민주당이 '강한 여당'을 표방하며 당청 관계의 변화에 속도를 높일 수도 있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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