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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밀반입' 홍정욱 딸 집행유예‥'봐주기 판결' 논란

기사승인 2019.12.16  16: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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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은 안됐으나 초강력 환각제 반입 감안하면 '약한 처벌' 지적 소지

재판부 "앞으로 이런 일 또 저지르면 큰일 난다. 미성년자에 초범인 점 고려…집행유예"
판결문엔 홍씨 LSD 3조각 등 밀반입…'LSD 3㎏ 밀반입' 주장은 '낭설'
소년범 분류돼 '엄벌' 양형기준안 적용 못해…적용됐으면 집행유예 어려워

[서울투데이=김선일 기자] 해외에서 변종 마약 등 마약류를 투약하고 환각효과가 강력하기로 알려져 '가'급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LSD를 국내로 밀반입하다 적발된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 의원 딸 홍모(18) 씨에게 법원이 집행유예(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가 선고됐다.

▲ 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 홍정욱 전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의 딸 홍모 양이 지난달 12일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을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에 '봐주기 판결'이라는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LSD는 코카인의 100배, 메스암페타민의 300배에 달하는 환각효과가 있어 '사회적 해악'이 큰데도 법원이 무리하게 집행유예를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법원 판결 후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코카인보다 100배 더 강력한 마약류가 LSD다.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은 너무나 웃긴 일이다"거나 "이런 범죄를 집행유예하면 대한민국은 마약 천국이 될 것"이라는 등의 반응이 나온다.

그렇다면 양형 기준 등에 비춰볼 때 법원이 실제로 홍씨를 '봐 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

우선 인천지법이 지난 10일 선고한 홍씨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홍씨의 혐의는 총 9가지다.

홍씨는 지난해 2월 유학 중인 하와이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LSD 2장을 투약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나'급 향정신성의약품인 암페타민이 함유된 애더럴 5정을 투약하고,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대마 농축액인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7차례 흡연한 혐의를 받는다. 사용한 LSD와 애더럴,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구입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러나 홍씨에게 적용된 가장 중요한 혐의는 하와이에서 사용하다 남은 LSD와 애더럴,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국내로 몰래 들여온 것이다. 마약범죄 중에서 가장 엄하게 처벌하는 밀반입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다만 판결문에 따르면 홍씨가 들여온 마약류는 LSD 3조각(1.75장)과 애더럴 3정, 대마 오일 카트리지 6점인 것으로 확인됐다. LSD 3㎏을 들여오다 적발됐다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다.

▲ '마약 투약·밀반입' 혐의 홍정욱 전 의원 딸 집행유예 선고에 '봐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자료사진=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왼쪽)과 그의 딸 홍모 씨]

대량의 마약을 들여온 것은 아니지만, 홍씨가 강력한 환각효과를 가진 '가'급 마약류를 밀수한 혐의로 기소된 것은 사실이다. '가'급 마약류 밀반입죄는 5년 이상의 징역이나 무기징역으로 처벌되는 강력범죄다.

특히 마약류 밀반입죄는 2011년 7월 시행된 마약범죄 양형기준안에 따라 법원이 특별히 엄중한 형량을 선고하는 범죄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이 양형기준안에 따르면 LSD와 같은 '가'급 마약류를 밀반입한 경우에는 '판매할 목적'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감경사유'가 없는 한 최소 징역 4년 이상을 선고해야 한다.

판매 목적이었다면 최소 징역 7년 이상으로 처벌된다.

기소된 범죄사실에 양형기준안을 그대로 적용하면 징역 3년 이하인 경우에만 선고할 수 있는 집행유예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홍씨는 재판에 넘겨질 당시 만 19세를 넘지 않아 소년범으로 분류됐다. 2000년 하반기에 태어난 홍씨는 지난 10월 기소 당시에는 '간발의 차이'로 성인이 아니었다. 소년범은 '성인범과 동일하게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로 성인범을 기준으로 마련된 양형기준안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양형기준안 시행 전의 '선고형 결정방식'에 따라 홍씨의 형량을 결정했다.

법원은 우선 무기징역 대신 유기징역을 선택한 뒤 다른 범죄가 함께 기소된 점을 감안해 선고할 형량의 범위를 일단 징역 5년∼45년으로 설정했다. 이를 법정용어로 '처단형 범위'라고 한다.

▲ 정재계 유력인사 자제 마약범죄 '봐주기' 논란 [자료사진]

여기에 홍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밀수입한 마약류가 전량 압수돼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한 차례 '작량 감경'(범죄의 정상을 참작해 재판부 재량으로 형을 감경하는 것)을 해 처단형 범위를 징역 2년6월∼22년6월로 재설정했다.

홍씨가 연령상 '소년범'이기 때문에 소년법에 따라 한 차례 더 '소년범 감경'을 할 수도 있었지만, 법원은 LSD의 사회적 해악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추가 감경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처단형 범위를 정한 법원은 ▲ 홍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 수입한 마약류가 전량 압수돼 시중에 유통되지 않았고 ▲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점을 들어 처단형 범위 내에서 가장 낮은 징역 2년6월을 선택했다. 이어 위 사유를 '거듭 참작'해 집행유예를 결정했다는 것이 판결문에 적힌 홍씨의 형량 결정 과정이다.

법원이 '소년범 감경'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응분의 처벌을 하려 했다고 평가할 여지도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런 반면 LSD가 강력한 환각제로 알려져 있고, 대마 오일 카트리지도 대마를 고농축해 만들어서 유해성이 크다는 점에서 법원이 처단형 범위 안에서 가장 낮은 형량을 선택한 점은 '봐주기' 비판을 부를 소지도 없지 않은 셈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앞서 지난 12일 "초범이고 미성년자라는 점을 감안한 판결 아닌가 싶다"며 "다시 범죄를 저질러 집행유예가 취소되면 2년6개월의 실형을 살아야되는 판결이기 때문에 처벌이 마냥 가볍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홍 전 의원은 지난 9월30일 딸의 마약 밀반입 의혹과 관련해 모든 것이 자식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자신의 불찰이라며 공개 사과했다.

홍 전 의원은 자신의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못난 아버지로서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제게 보내시는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홍 전 의원은 자신의 아이도 그릇된 판단과 행동이 얼마나 큰 물의를 일으켰는지 절감하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무거운 책임감으로 제 아이가 다시는 이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철저히 꾸짖고 가르치겠다"고 했다.

김선일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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