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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 통합당 '역대급참패'‥수도권서 민주 '싹쓸이'

기사승인 2020.04.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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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여권 '180석' 넘겨 기록적 압승…보수세력, '궤멸적 참패'에 黃 "모든 당직 사퇴"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180석에 육박하는 역대급 압승을 거뒀다.

▲ 15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180석에 육박하는 역대급 압승을 거뒀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은 최대 130석 안팎의 확보에 그치는 것으로 전망됐다. 정의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민생당 등도 한자릿수 득표가 점쳐졌다.

민주당은 범여권 군소정당을 합치면 최대 188석에 달해,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 152석을 훌쩍 뛰어넘는 초유의 대승이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국민의당과 보수 무소속을 합쳐 110석 전후에 그치며 궤멸적 참패를 했다.

이번 총선에서 참담하게 패배한 통합당은 2016년 총선과 이듬해 대선, 그리고 재작년 지방선거까지 포함해 전국단위 선거에서 내리 네번을 지게 됐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와 당 선거에서 모두 참패한 모든 책임을 짊어지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통합당은 선거 초반 '중도보수 통합'과 '영남·중진 물갈이'를 내세워 총선 승리를 노렸지만 결국 정권심판론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내홍과, 선거 막판 잇따른 막말 논란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는 이날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사퇴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도 대부분 낙선했다.

한 최고위원은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한다. 낙선했으니 사실상 자동적으로 사퇴가 될 것"이라며 "동반사퇴 수순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로써 통합당은 황 대표 사퇴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과 조기 전당대회도 불가피해졌다.

선거 막판 합류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선거사령탑으론 첫 패배를 했다.

자신이 선봉장을 맡은 선거에서 참패한 만큼, 그는 이날 투표하고 나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로 내 임무는 다 끝났으니까 더이상 공식적인 자리에는 안 나타나려고 한다. 여러분을 만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통합당의 선거 결과에 대해선 "솔직히 아쉽지만, 꼭 필요한 만큼이라도 표를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국민이 정부·여당을 견제할 작은 힘이나마 남겨주셨다"며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국민의 마음을 잘 새겨서 야당도 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격전지 당선자 [사진=네이버 캡처]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개표율 93.3%를 넘은 오전 3시10분 현재 지역구 의석은 민주당 162석, 통합당 85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으로 나타됐다.

비례대표 예상 의석수는 미래한국당 19석, 더불어시민당 17석, 정의당 5석, 국민의당 3석, 열린민주당 3석 순이다.

민주당과 더시민 합산 의석만 179석에 친여 성향 정의당, 열린민주당을 합칠 경우 188석에 달하는 '골리앗 여권'의 출현이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통해 국회선진화법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는 권능을 정부·여당이 보유하게 된 것이다.

반면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더해 105석에 그쳤다. 개헌저지선(100석)은 지켰다는 변명조차 통하지 않을 기록적 참패다.

이번 선거 결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국민이 야당의 '정권 심판론'보다 여당의 '안정적 위기관리'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총선 전략으로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성과'를 제시함과 동시에 다가올 경제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집권여당에 안정 의석을 몰아줄 것을 호소했는데, 이것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경제 실정론'으로 공세를 폈지만 잇단 '막말' 파동으로 좌충우돌했고, 선거 막판 '정권 견제'로 노선을 수정하며 읍소에 나섰지만 다수 여론을 돌려세우지는 못했다.

결국 경제 실정 논란에도 코로나19에 성공적 대응을 한 정부·여당에 국민이 재신임 사인을 보낸 것이다.

반면 정권 중간평가 격인 선거에서 '정권 심판론'에만 기댄 채 수권능력을 보이지 못한 야당은 정부·여당에 겨눴던 국민들의 회초리를 자신들이 맞게 됐다. 선거 역사상 초유의 '야당 심판'인 것이다.

범여권 180석이 현실화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여대야소를 바탕으로 정국 주도권을 쥔 채 남은 임기 2년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우선 국회선진화법의 제약을 벗어던지고 고위공직자범죄주사처(공수처) 설치 등 개혁과제를 비롯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소득주도성장 등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를 거침없이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법안과 예산안도 손쉽게 밀어붙일 수 있게 됐다. 당장 이번 총선 직후 소집될 임시국회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부터 정부 밑그림대로 통과가 가능하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격전지 당선자 [사진=네이버 캡처]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대법관 등 국회 인준이 요구되는 정부요인도 거침없이 임명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원내 1당이자 과반의 힘으로 21대 국회의 국회의장을 가져오게 되고, 교섭단체 소속 의원 비율에 따라 나눠갖는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된다.

문 대통령도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성과를 창출할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무엇보다 여당 압승이 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평가가 나오는 이상 레임덕(권력 누수) 우려를 털고 나가게 됐다.

총선 승리로 확인된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 후반기 당청관계에서 우위를 유지하게 된 데다가,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에도 일정부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선거 지휘에 매진해온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 계열 여당에 16년만의 총선 승리라는 쾌거를 남기고 32년 정치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총선 1년 전 공천룰을 확정했다. 통상 잡음이 나오기 쉬운 중진 물갈이, 전략공천도 이렇다 할 마찰 없이 완료했다. 통합당이 후보등록 직전까지도 공천 파동을 겪은 것에 대조되는 결과다.

더욱이 상대격인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과의 마지막 승부에서 판정승을 거두게 됐다.

이 대표는 32년 전인 지난 13대 총선 서울 관악을에서 김 위원장과 맞붙어 이겼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은 김 위원장이 이 대표를 공천배제하고 민주당 총선 승리를 이끌었다. 이 대표는 무소속 출마해 생환했다.

'대선 주자'인 이낙연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총선 결과의 최대 수혜자 중 한 명이 될 전망이다.

출구조사 결과 서울 종로 판세가 종전 여론조사보다 격차는 크지 않지만 우세로 나오면서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의 '외나무다리' 대결을 지나 대선에 한 발 다가서게 됐다. 더욱이 건강 문제로 일선에서 한발 비켜선 이해찬 대표를 대신해 전국을 누비며 지원유세를 한 덕분에 총선 결과의 수훈갑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총선 후 8월에 예정된 전당대회의 최대 관심사는 이 위원장의 출마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대권 분리' 규정에 의해 이 위원장은 당대표가 되더라도 7개월 남짓 임기다. 그러나 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확실한 당내 세력을 구축해야 대선 경선 레이스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만큼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 위원장 외에도 총선에서 각기 권역을 책임진 중진급들도 당대표 선거에 뛰어들 수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당내에선 송영길, 우원식, 이인영, 홍영표, 김두관 의원 등이 당대표 출마군으로 거론된다. 이들은 이 위원장과 달리 2022년 대선까지 2년 임기를 수행할 수 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혼란 속에서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격전지 당선자 [사진=네이버 캡처]

험지에서 석패한 김부겸(대구 수성갑), 김영춘(부산진갑), 최재성(서울 송파을) 의원은 정치적 재기를 위해 당권 도전이란 승부수를 던질 것이 유력하다.

지난 총선과 비교해봐도 민주당이 얻는 성적표의 의미는 남다르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 국민의정부 집권 3년차에 치러진 2000년 16대 총선에서 여당 새천년민주당은 115석에 그친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133석으로 1당이 됐다.

어느 당도 과반 136석(273석 기준)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DJP연합 복원으로 합류한 자유민주연합(17석), 호남 무소속(4석), 민국당(2석), 한국신당(1석) 등을 민주당이 규합하며 여야 세력 균형이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은 16대 국회에서 이만섭 국회의장을 당선시키고 자민련 소속 이한동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초반인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이 불며 여당인 열린우리당 단독으로 152석을 얻는 압승을 거뒀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쳤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한미FTA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청 갈등, 당내 혼란이 심화된 데다가, 부동산 폭등 등 민생고가 겹치며 노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한 끝에 정권을 뺏기고 18대 총선에서도 참패했다. 과반 의석은 획득했지만 당청 관계도, 당내 리더십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미숙한 여당의 실패로 귀결됐다.

결국 총선 승리보다 그 이후 행보가 정부여당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이해찬 대표는 전날 총선 승리가 확정된 후 민주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앞으로 21대 국회는 20대 국회와는 달리 나라의 장래를 열어가야 할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국회라고 생각한다"며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낙연 위원장도 종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수령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국민께 간청드렸던 안정적인 의석 확보는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그 점에서는 국민들께 감사드리고,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몸을 낮췄다.

또다른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역대 어느 정권도 대통령과, 지방과, 국회의 다수를 확보한 전례가 없다"며 "우리의 책임이 엄청나게 무거워진 것이다. 나라의 모든 결정과 집행의 권한을 가진 것이니만큼 다들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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