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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대선주자' 메모 남기고 결국 산 속서 시신으로 발견"‥외신, 일제히 보도

기사승인 2020.07.10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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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권변호사서 유력 '대권 잠룡'에 거론…서울시장 '첫 3선' 고지까지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딸로부터 실종신고가 이루어진 지 7시간만인 10일 새벽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박 시장에 대해 여러가지 공적이 회자되고 있다.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직당시 직무실에서 생전 모습 [자료사진]

박 시장은 우선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이름이 알려졌다는 것이 가장 우선한다. 그는 지난 2011년 10·26 보궐선거를 통해 정계에 진출해 정치권에서는 '최초 3연임 서울시장' 고지에 오르면서 여권에서는 유력한 차기 '대권 잠룡'으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무소속으로 서울시장에 출마한 2011년 보궐선거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출마를 포기하면서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박 시장은 당선된 뒤인 지난 2012년 당시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박 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2남 5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다. 공식적으로는 1956년 3월26일이지만 실제 생년월일은 1955년 2월11일이라고 한다. 네이버 인물정보에는 1956년 3월26일으로 기록돼 있다.

어쟀거나 박 시장은 명문 경기고를 졸업하고 1975년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지만, 유신 반대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투옥돼 신입생 때 제적당했다. 이후 단국대 사학과에 입학해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1982년 대구지방검찰청 검사로 법조계에 입문했다.

하지만 곧이어 검사직을 떠난 박 시장은 인권변호사로 변신했다.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과 부산 미국문화원 점거 사건 등의 변론을 맡았고, 시민운동에도 뛰어들었다.

재벌 중심인 자본주의 문화와 불합리한 사회구조 개선 등이 주요 관심 사안이었다. 그가 1994년 출범한 시민사회단체인 참여연대를 설립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한 배경이다.

박 시장은 참여연대 활동을 통해 한국의 시민운동을 대표하는 인물로 성장했다. 부적격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낙천낙선 운동'과 '소액주주 권리 찾기 운동', '결식제도 운동' 등을 이끌었다.

기부 받은 중고물건을 판매해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하는 상점인 '아름다운가게'와 이를 운영하는 '아름다운재단'을 설립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정계에 뛰어든 것도 문제 의식을 가진 사안들을 풀 해법을 찾기 위해서였다. 2011년 오세훈 전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해 사퇴하면서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정치인의 삶을 시작했다.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직무실에서 모습 [자료사진]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장이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지지를 얻어 야권의 단일후보가 됐다.

또한 대권 잠룡으로 올라선 계기는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였다. 당시 대권후보급이었던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을 56.1% : 43.1%의 득표차로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재선을 계기로 민주당 내에서는 '박원순계'도 본격적인 규합이 이루어졌다.

지난 2017년 더불어민주당 19대 대선 후보에 도전 의사를 밝혔으나, 입장을 선회해 대선 후보 경선에 불출마했다.

이후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안팎으로 지원했고, 서울시장 '3선'에도 성공했다. 이번 4·15 총선에서도 '박원순 계파'로 불리는 기동민·박홍근 의원 등도 대거 21대 국회에 진입했다.

박 시장은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제35·36·37대 서울시장직을 내리 지내면서 10년간 서울시정을 이끌며 쌓은 경험과 인지도가 '대권 잠룡'의 강점으로 꼽혔다.

대한민국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인 서울의 시장직은 대통령 선거의 교두보로도 불리고 있고, 국내외 인맥을 넓힐 수 있는데다 폭넓은 행정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박 시장은 최근 부동산정책과 기본소득 담론 등 한국 사회의 주요 사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해왔다. 이는 차기 대선주자로서 그린벨트 해제 논란 등 부동산 문제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현안에 거듭 목소리를 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지난 8일에는 국회를 찾아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부동산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국 대권가도는 밟지 못하게 됐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민선 7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차기 대선 출마와 관련해 "'(대통령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의미심상함을 남겼다.

한편, 외신들도 박 시장의 실종 및 수색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도하던 중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현안에 대한 브리핑 모습 [자료사진]

로이터, AFP, 블룸버그통신은 10일 새벽부터 박 사장의 사망 소식을 긴급 뉴스로 전했다.

외신은 박 시장의 정치 경력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을 평가하기도 했다.

AFP는 박 시장의 사망 기사에서 박 시장이 과거 학생운동과 시민단체 활동을 거쳐 서울시장에 당선된 이력을 짚었다.

또 AP는 박 시장이 인권변호사 활동을 했던 정치 이력을 소개하며 "2020년 선거에서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꼽혔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힘이 센 선출직 공직자가 숨졌다"고 전했다. 박 시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 중 한 명이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NYT는 박 시장이 한국 최초 성희롱 사건에서 승소한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최근 몇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고 소개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가장 공격적인 지도자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서울의 공격적인 코로나19 대응으로 칭찬받은 시장"이라면서 1000만 인구의 서울에서 1400명 미만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과 830만 인구의 뉴욕에서 22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대비시켰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박 시장을 가리켜 "한국에서 두 번째로 힘센 선출직 공직자"라면서 "민주당의 2022년 대선주자 중 하나로 여겨졌다"고 전했다.

CNN 방송은 "박 시장이 정치적 연줄도 경험도 없이 2011년 서울시장에 당선됐다"며 "예상을 깨고 그가 한국에서 두번째로 힘있는 자리에 올라선 것은 한국인들이 기득권 정치에 질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고 소개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 인근 산책로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박 시장은 가족의 실종 신고 후 7시간 여에 걸친 수색 끝에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박 시장이 북악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전 여직원이 박 시장을 상대로 성추행 주장을 제기했지만, 이것이 사망 요인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 역시 박 시장의 실종 사실이 알려지자 "차기 한국 대선의 잠재적 후보 중 한명이자 서울시장이 전 여비서의 성추행 고소 사실이 알려진 뒤 실종됐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피가로는 "인구 1000만의 도시인 서울을 이끌었던 박 시장은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었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 딸은 앞서 9일 오후 5시11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연락이 안된다"며 112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박 시장의 휴대전화는 꺼져있는 상테에 서울 성북구 길상사 인근에서 마지막 신호가 확인된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9일 오전 10시44분께 종로구 가회동 관저를 나서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외출 당시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경찰은 기동대 2개 중대와 형사, 드론, 수색견 등을 투입해 북악산 자락인 길상사 주변과 와룡공원 일대를 1차적으로 집중 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신고 접수 4시간이 넘게 시간이 지났지만 박 시장의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9시께 총 770명과 열감지센서를 장착한 드론 등 장비를 추가 투입하고 박 시장의 휴대전화 마지막 신호가 잡힌 성북구 주한 핀란드 대사관저 인근에 꾸린 지휘본부를 대사관저 인근 한국가구박물관 주차장으로 옮겨 2차 밤샘 수색에 나섰다.

이날 한 때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돼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경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새벽 서울 종로구 삼청동 숙정문 인근 산책로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박 시장은 가족의 실종 신고 후 7시간 여에 걸친 수색 끝에 삼청각 인근 산 속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또한 박 시장은 9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박 시장의 전 비서 A씨는 8일 밤 변호사와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찾아 고소장을 접수했다. A씨는 이날 곧바로 새벽까지 고소인 조사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박 시장의 비서로 일한 A씨는 수시로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시장이 휴대전화 텔레그램 등을 통해 개인적인 사진을 여러 차례 보냈으며 대화 내용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시장이 마지막 머물렀던 시장공관에서는 가족들에게 남긴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경찰은 박 시장이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업무상 위력에 의한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에 따르면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게 돼 있다.

한국 정치사에 기억될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어 숨진 채 발견되는 비운의 인물로 역사에 기록되고 말았다.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고인의 시신이 안치되었으며, 분향소는 서울특별시청 앞에 시민분향소를 차리기로 했다. 서울특별시 장(葬)으로 5일장을 치르게 되며, 오는 13일에 고인의 발인이 엄수될 예정이다.

박 시장의 죽음으로 인해 서울시장직은 10일부터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권한대행을 맡게 됐고, 당분간 비상근무체제로 돌아간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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