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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법 '반년' 기존세입자 보호 대신 전셋값·집값 '흔들'

기사승인 2021.01.24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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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대란發 공급부족 우려에 문 대통령 2월대책 '예고'

'180석' 여당發 입법 속도전, 시장영향 함께보는 '신중론' 전환

[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임대차법) 도입이 반년을 맞은 가운데 기존 세입자의 장기정착을 유도해 주거안정을 꾀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연말 전세대란과 서울 아파트값 상승의 근본원인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스1]

올해 부동산정책이 시장안정을 위한 추가공급 확대로 이어진 것도 임대차법 개정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 전·월세 통합갱신율 73.3%…기존세입자 지켜 준 임대차법

24일 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여당이 새로운 임대차법을 통과시키자 8월부터 전세물량이 급격히 줄었다.

개정안에 포함된 계약갱신청구권이 세입자에게 기존 2년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을 연장할 수 있도록 '2+2년'을 보장하면서 집주인의 부담이 늘어난 탓에 전세매물을 다시 거둬갔기 때문이다. 갱신시 전셋값 상승률을 5% 이내로 제한한 것도 주효했다.

이에 대해 여당은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12월 3주차 기준 전·월세 통합갱신율은 73.3%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는 서울의 전세가 2억~10억원 사이의 중저가 단지 100곳을 분석한 결과로, 전세 만기를 앞둔 기존 계약 10건 중 7건 이상이 계약을 연장한 것이다. 그만큼 기존 세입자의 주거여건이 크게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전세매물 부족으로 전셋값 과열이 극심해졌다. 지난해 상반기 0.15∼0.45%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이 통과된 7월 0.51%로 4년 8개월 만에 0.50% 넘게 올랐다. 이어 8월 0.69%, 9월 0.81%, 10월 0.71%, 11월 1.02%로 전셋값 상승률은 더 가팔라졌다.

올해 1∼3주 누적 상승률도 0.75%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8~12월 강남4구의 전셋값은 5.33% 상승했다. 대장주로 손꼽히는 강남 전셋값의 불안은 수도권과 지방까지 전이됐다. 이를테면 수도 이전 논의가 있었던 세종이 작년 8월 이후 4개월 만에 38.39% 급등했다.

전셋값이 다락같이 오르면서 차라리 아파트를 사자는 수요도 높아졌다. 서울 외곽 중소형 아파트값이 달아오르면서 잠잠했던 서울집값도 현재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21일 발표한 '1월 3주(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값 변동률은 0.29%를 기록했다. 1주 전보다 0.04%포인트(p) 확대했다.

서울 아파트값이 2주연속 0.09% 올라 이를 견인했다. 이는 지난해 7월13일(0.09%)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은 0.31%로 1주 전보다 0.05%p 확대했다. 이는 2012년 5월 통계 작성 이후 8년 8개월여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 불붙은 전셋값· 옮겨붙은 집값…임대차법 개정 '시장불안' 불러와 

셈법이 복잡하고 이례적인 임대차 사례가 속출하면서 세입자와 집주인 간 분쟁도 급증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임대료 증액 및 계약갱신 관련 조정은 총 155건으로, 전년(48건)과 비교해 3배 넘게 증가했다.

임대차법 관련 상담은 1만1589건으로 전년(4696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모두 지난해 7월 이후 건수가 급증했다.

임대차법의 영향은 지난해 8·4공급대책과 전세대책까지 발표했던 정부의 부동산정책도 변화시켰다. 주거문제에 대해 거듭 사과한 문재인 대통령은 신속한 주택공급을 내용으로 한 올해 2월대책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매물부족 우려가 부동산시장의 불안을 야기한다고 판단해 규제개정과 용적률 상향을 통해 집중적인 공급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업계 안팎에선 저금리 유동성 기조와 함께 임대차법 개정이 공급부족 상황을 더욱 촉발해 정부가 전향적인 공급책을 고민하게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대차법을 반면교사로 삼아 성급한 정책추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지난해 임대차법 개정은 도입 이후 매물부족에 대한 대비책과 시장에 끼치는 영향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내놓는 것이 바람직했다"며 "정책추진 과정에서 시장과 수요자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한 사례"라고 손꼽았다.

국회 관계자는 "최근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주거기본법 일부개정안'도 '1가구 1주택 보유·거주'를 기본원칙으로 담아 재산권 침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여당 내부에서도 내부 조율없는 입법에 대한 자성론이 일었다"며 "임대차법이 투기규제와 부동산시장 안정이란 정부정책을 흔드는데 일부 원인을 제공하면서 '강한여당'의 정책입법이 신중론으로 돌아서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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