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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퇴임 D-100‥검찰 개혁 '실패'·남북관계 '제자리'

기사승인 2022.01.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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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 '역량 부족'···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얻어낸 성과 아무 것도 없어"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어느덧 5년의 임기가 다됐다. 남은 임기는 앞으로 꼬박 100일이다.

▲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를 촉발로 일명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야심차게 출범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5년은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 평가할 수 있다.

검찰 등 각종 권력기관의 개혁 과제 추진과 한반도 평화라는 명분으로 숨가쁘게 속도를 냈던 전반부와 뜻하지 않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안정적 국정운영에 방점을 찍었던 후반부로 압축·요악된다.

◆ 집권 초 걸었던 檢 개혁 드라이브…조국 낙마로 '뼈아픈 상처' 

광화문 광장 시민들의 '촛불 민심' 기반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초반부터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걸었다. 검찰·경찰·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개혁 과제에 속도를 냈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루지 못한 검·경 수사권 조정 중심의 검찰개혁과 박근혜 정부에서 확인했던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집중했다.

우여곡절 끝에 임기 4년 차에 접어든 지난해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공식 출범을 이뤘지만, 수사 역량 부족이라는 한계점만 노출했다는 비판이 법조계를 중심으로 적지 않게 나오는 상황에서 사실상 '실패'라는 결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권력형 범죄 근절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라는 근본 취지보다 검찰개혁 관점에서의 권력통제 수단이라는 기능적 측면이 앞서면서 공수처를 지지해왔던 이들에게서 조차 '결과적 실패'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70년 이상 이어져 온 검찰의 기소 독점 체제를 허물어 사법권력을 분산하겠다는 설립 취지는 1년 간 고위공직자에 대한 기소가 단 한 건도 이뤄지지 않은 데다, 무분별한 통신조회 논란 등으로 수사 역량에 근본적 한계를 노출했다는 회의감만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문재인 청와대 초대 민정수석으로 권력기관 개혁을 설계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낙마하는 과정에서 정점에 달했던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하향 곡선으로 돌아섰다는 점에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 예기치 못했던 조 전 장관의 낙마를 계기로 서로 충돌한 검찰개혁과 공정사회라는 문재인 정부의 두 핵심 가치를 돌아보게 했다. 국정운영의 터닝포인트로 작용했다.

무소불위 검찰권력의 통제라는 당위적 가치에 매몰돼 또다른 핵심 가치인 공정성에 타격을 받았고, 필요 이상으로 국정동력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청와대 안팎의 아쉬움도 감지됐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27일 경기 파주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눈 뒤 서로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이 마지막 신년사에서 "권력기관이 더이상 국민 위에서 군림하지 못하도록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권력기관 개혁을 제도화했다"며 "권력의 벽은 낮아졌고 국민의 참여는 더욱 활발해 졌다"는 원론적 차원의 가시적 성과만 언급한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풀이된다.

◆ 임기 내 공들였던 한반도 평화…4년 전 제자리로

문 대통령이 임기 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남북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구축이라 할 수 있다. 임기 말에야 성사됐던 과거 민주정부에서의 남북정상회담과 달리 빠르게 찾아온 '한반도의 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사력을 다했던 5년으로 평가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속에 취임 후 편할 날이 없었던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구상을 천명한 쾨르버 재단 연설과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한을 비핵화의 여정으로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취임 1년 만에 일촉즉발 위기 속 한반도를 대화 국면으로 바꿔내며 여느 때보다 많은 기대를 받았다.

2018년 4·27 판문점 제1차 남북정상회담과 5·26 2차 남북정상회담은 사상 첫 6·12 싱가포르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했고, 이는 다시 9·19 평양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남북관계를 통한 북미관계 개선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문 대통령에게 '한반도 운전자', '한반도 중재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2019년 2월 영변 핵시설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 맞교환을 타진했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며 한반도 정세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했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하노이 노딜' 이후 장기 교착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론으로 대화 불씨를 살리려던 문 대통령은 오히려 '한미 워킹그룹'이라는 틀에 갇히는 무력감만 확인했다.

그 사이 조 바이든 행정부로 교체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은 새로운 대북정책 수립까지 멈출 수밖에 없었다. 바이든 행정부가 조건 없는 대화 기조를 내세웠지만, 북한은 '자력갱생'과 '강대강, 선대선'으로 맞섰다. 다른 한편으로 북한은 남측에 남북정상 간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그동안 이룬 남북관계의 상징물을 지워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말까지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꺼져가는 남북대화의 불씨를 살리려는 취지에서 종전선언 화두를 꺼내들었지만 북한은 언제나 그랬듯이 외면했다. 오히려 남측을 향해 '이중잣대',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를 거두지 않았고, 퇴임을 바라보는 시점에서의 문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더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2018년 4월 미국과의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을 전제로 중단했던 핵·미사일 개발을 재개할 방침을 시사하면서 5년 간 공들인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전체가 부정되는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다. '한반도 평화 시계'가 5년 전 제자리로 돌아간 게 아니냐는 것이다. 사실상 얻어낸 성과는 아무 것도 없는 실정이다.

문 대통령이 중동 순방 중에 공개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봤을 때 한반도 평화구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토로한 것도 이러한 무력감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음 정부에 안정적인 한반도 정세의 기반을 물려주고자 했던 목표마저 지킬 수 없게 된 것이 아니냐는 위기감으로 읽힌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7년 5월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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