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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가입 신청 CPTPP, 농민 반발에 '발목'‥현 정부서 어려울 듯

기사승인 2022.03.2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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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단체 난입으로 공청회 파행···여당서도 무리한 추진 반대 목소리

대만, 가입 위해 후쿠시마산 먹거리 수입···국민 건강권 문제 부상

[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농민단체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 협정) 가입을 저지하려는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 2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대강당에서 열린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 공청회에서 한 농민이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CPTPP를 주도하는 일본의 요구로 대만이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을 재개하기로 한 것을 예로 들며, 무리한 가입추진은 농어업 피해를 넘어 국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상황을 경고하고 나섰다.

반면 정부는 내달 가입 신청서 제출을 목표로 국내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정권 교체기를 맞은 청와대가 통제력을 잃은 상황에서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입장에 따라 4월 가입 여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5일 CPTPP 가입에 따른 국내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실시한 공청회는 농민단체의 반대 시위로 행사가 조기 종료되는 파행을 겪었다.

공청회는 CPTPP 가입 계획을 수립하기 앞서 대국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한국농축산연합회·농민의길·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등 농수산 단체가 공청회 시작 전부터 세종 청사 인근에서 시위를 이어갔으며 회원 일부가 공청회장 내로 진입해 개회 시간 지연의 원인이 됐다.

결국 공청회는 참석자 의견 수렴 과정에서 농민 단체 관계자들의 감정이 격해지며 예정된 시간보다 일찍 종료가 선언됐다.

이처럼 농민들이 CPTPP 가입에 반발하는 이유는 FTA보다 높은 수준의 관세 철폐를 요구하는 조약의 특성상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앞서 체결된 FTA의 관세 철폐 시기도 앞당겨 질 수 있어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농업 분야는 수입에 따른 피해를 입게 된다.

CPTPP는 당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라는 이름으로 미국이 주도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국가 간의 FTA다. 이후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일본의 주도로 CPTPP로 명칭을 바꿔 출범했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중심의 글로벌가치사슬(GVC)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CPTPP는 일본과 일부 아세안 국가를 중심으로 GVC의 한 축이 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며 미국의 복귀도 예상된다.

이처럼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주의 붕괴로 메가 FTA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부도 CPTPP 발효에 따른 아태지역 경제블록화 가속화를 대비해 가입을 추진해 왔다. 지난 1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 4월까지 CPTPP 가입 신청을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농민 반발이 거세지면서 여당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가입 신청이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농해수위 의원 일동은 25일 'CPTPP 가입 추진에 대한 우리의 입장' 자료를 통해  "이해당사자(농민)와의 협의없이 진행 중인 가입신청 추진에 대해 심각히 우려한다"며 "농어업 경쟁력 약화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권도 위협하는 협정의 일방 추진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CPTPP가입 신청 후 일본의 요구에 따라 지난 2월 후쿠시마산 농수산식품 수입을 재개한 대만의 사례를 들며 "우리도 일본의 방사능 의심 농수산물 수입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회원국 대부분이 농축산물 수출 강국으로 구성된 CPTPP에 후발주자로 가입하는 우리나라는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이라는 입장료를 치뤄야 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협상이 타결되기 전 일본은 쌀 관세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호주에 무관세 쿼터 8400톤을 제공하는 등 초민감품목을 일부 개방한 바 있다.

이처럼 CPTPP 가입 문제가 단순히 농민 반발을 넘어 커다란 국민적 반감을 가져올 '후쿠시마산 농산물 수입' 문제로 번질 경우 정부도 추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국정 운영의 주도권이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계획한 올 4월까지 가입 신청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부처 관계자는 "윤 당선인도 후보 시절 공약을 통해 CPTPP에 참여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가입을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농민 반발에 이어 국민 지지까지 얻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이를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

<저작권자 © 서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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