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6월 보고서에선 3.0% 전망···'반토막' 하향 조정
기재부 "경기침체 위험 회피·채무 부실화 방지 중점"
[서울투데이=이경재 기자] 세계은행(WB)이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하향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주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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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 [자료사진] |
이같은 전망에 우리나라 정부도 경기침체 위험 회피에 무게를 두면서 정책 대응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10일(현지시간) 글로벌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7% 수준으로 하향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발표된 세계은행의 기존 전망(3.0%) 대비 1.3%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세계은행은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급격한 통화정책 긴축으로 선진국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경우 올해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보다 1.9%p 낮은 0.5%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1970년 이후 공식 침체 기간을 제외하면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유로존도 1.9%p 하향하면서 성장이 정체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지난해 2.7% 수준까지 떨어진 경제 성장률이 올해에는 4.3%로 반등할 것으로 세계은행은 전망했다. 다만 지난해 6월 세계은행의 전망보다 0.9%p 낮은 수치다.
중국을 제외한 신흥 경제와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지난해 3.8%에서 올해 2.7%로 둔화할 것으로 봤다.
지역별 성장률 전망을 보면 동아시아·태평양은 기존 5.2%에서 4.3%로 낮췄다. 이어 △유럽·중앙아시아 1.5%→0.1%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1.9%→1.3% △중동·북아프리카 3.6%→3.5% △남아시아 5.8%→5.5%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3.8%→3.6% 등으로 모두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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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남구 신선대·감만부두에서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다. [자료사진] |
WB는 "예상을 상회하는 높은 인플레이션, 이를 억제하기 위한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 취약한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세계 경제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면서 이런 전망은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들의 취약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데이비드 말패스 WB 총재는 성명에서 "신흥국과 개발도상국들은 과도한 부채 부담과 약한 투자로 인해 수년간의 저성장기를 맞고 있다"면서 "성장의 둔화와 기업 투자의 둔화는 이미 파괴적인 수준으로 내몰린 교육, 보건, 빈곤 및 인프라의 기후 변화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주요 경제가 흔들리면서 올해 수많은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는 경기 침체 직전 수준으로 하향됐다"면서 "올해 글로벌 경제 전망은 2009년 그리고 2020년 글로벌 경기 침체 이후 30년 만에 최악의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전망은 언급되지 않았다.
세계은행 발표와 관련해 우리 정부도 2020년 코로나19 위기 이후 3년 만에 경기침체 재진입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고 봤다. 추가긴축, 신흥 개도국 금융취약성, 중국 성장둔화, 지정학적 갈등, 기후재해 등 하방리스크로 인해 경기침체 확산·불황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경기침체 위험 회피와 채무 부실화 방지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통화정책 협의, 취약계층 지원, 개도국 부채관리, 기후변화 대응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경재 기자 press@sul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