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얼미터]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 지지도 및 당선 가능성 조사
"尹대통령-羅 갈등 국면 '2라운드' 진입, 羅 하락할 듯"
[서울투데이=유상철 기자] 김기현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제치고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에 대한 지지도 및 당선 가능성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대통령실은 전날(13일) 유력 당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나 전 의원의 장관급 직책 두 자리(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기후환경대사)를 모두 해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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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 출마를 검토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신년인사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전체 조사 응답자 1250명 중 국민의힘 지지층 515명만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누가 선출되는 것이 좋으냐'고 질문한 결과, 김 의원이 32.5%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오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는 '당원 100% 투표'로 이뤄진다.
이어 나 전 의원(26.9%), 안철수 의원(18.5%), 유승민 전 의원(10.4%) 순이었다. 윤상현 의원은 1.6%를 기록했고 '기타 인물'은 6.7%, '잘 모르겠다'는 답변 비율은 3.5%였다.
김 의원과 나 전 의원의 차이는 5.6%포인트(p)로 오차범위(전체 응답자 95% 신뢰수준에서 ±2.8%p, 국민의힘 지지층 ±4.3%p) 내였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매우 잘한다'고 응답한 계층에서도 김 의원은 43.3%로 나 전 의원(26.0%)을 제쳤다. 안 의원은 16.9%를 기록했다.
당대표 당선 가능성 역시 김 의원이 35.2%로 가장 높았다. 나 전 의원이 29.4%, 안 의원은 15.8%, 유 전 의원은 6.3%, 윤 의원은 4.8%로 집계됐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나 전 의원과 용산 대통령실의 갈등이 최고점에 이르던 시점인 (나 전 의원의) 사의가 언론에 노출된 상황에 실시한 조사"라며 "그동안 넉넉하게 앞섰던 나 전 의원 지지도가 비록 오차범위 안이지만 김 의원에게 추월당한 첫 조사 결과라는 게 이번 조사의 핵심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관건은 이 흐름의 지속 여부"라며 "그동안 윤 대통령과 큰 갈등 없이 일반 국민과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대세를 형성했던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이 (대통령실과의) 갈등 국면 2라운드로 진입하면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배 위원은 "반면 김 전 의원은 그간 국회의원 사이에서만 강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원의 지지 물꼬가 트이면서 대세론을 점화할 물적 토대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나 전 의원은 각종 '전대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렸으나, 최근 자신이 밝힌 저출생 대책에 대해 대통령실이 공개 경고를 보낸 뒤, 지난 10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대한 사의를 표명하는 등 대통령실과 갈등을 겪어왔다.
이번 조사는 무선(97%)·유선(3%)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3.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나 전 의원을 돕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종희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를 겨냥해 '외압', '로비' 등의 단어를 써가며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한 라디오 방송에서 전대주자 1·2위 간 격차가 상당히 좁혀졌거나 역전됐을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박 전 의원은 "여론조사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었다는 자백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유상철 기자 press@sultoday.co.kr